아빠가 돌아가셨는데 아무런 감정이 안 생겨서 이상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불안|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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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돌아가셨는데 아무런 감정이 안 생겨서 이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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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아빠가 3주 전에 돌아가셨어요. 4년 전에 폐암 판정을 받았고 수술은 힘들다 해서 항암제로 치료하고 있었어요. 몇달 전 아빠의 상태가 빠르게 악화되었고 그 당시에 정말 미친듯이 울고 떨고 정신이 나간사람처럼 굴었어요. 그런데 아빠가 돌아가시기 3일 쯤 전인가? 이상하게 마음이 평온 하더라구요. 그 이후로 계속 이런 상태에요. 돌아가셨을 때 친지분들, 지인분들께 연락을 돌려서 침착하게 장례식을 치뤘고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에도 별로 울지 않았어요. 저는 항상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사람이었어요. 특히 아빠와 관련한 일에 대해서는 항상 눈물을 쏟았거든요. 그리고 저는 외동이고 엄마가 어릴 때 일찍 돌아가셔서 아빠와 유별나게 친했습니다. 친구들보다 아빠와 더 잘 지냈고 친하게 지냈어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아무런 감정도 안 느껴지는 게 굉장히 이상하게 느껴지고 두려워요. 아빠가 하늘에서 저를 보면서 당신이 돌아가신 것에 대해서 하나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서운해할 것 같아요. 왠지 제가 잠시만 기다리면 아빠가 돌아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실같지가 않아요. 아빠가 돌아가셨다고 혼잣말을 하지만 그 말조차 허공에 흩어지는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느껴지는게 정상인가요? 그냥 자기보존 ? 자기방어인건가요? 제가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너무 큰 고통이 찾아와서 스스로 저를 막은걸까요? 아니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제가 훨씬 더 많은 마음의 준비를 해놓아서 정말 담담해진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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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마인드카페 상담사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4년 전
힘든 일을 꿋꿋하게 견디고 계시는 마카님께
#애도의단계
#슬픔
#극복
소개글
안녕하세요 사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연 요약
4년간 아버지와 함께 암 투병을 겪으며 얼마나 많은 희로애락을 겪으셨을지 감히 짐작할 수도 없습니다.. 증상이 점차 나아지는 순간에는 희망이 생기고 행복을 느끼셨다가 몇 달 전과 같이 빠르게 악화되었을 때는 얼마나 많은 슬픔과 고통을 느끼셨을까요.. 악화되실 때에는 정말 큰 절망감이 왔지만 막상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담담한 자신의 모습에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마카님께 마인드카페 상담사가 전문 상담을 전해드립니다.
🔎 원인 분석
사람들은 가끔 내가 사랑하는 이들 (부모님,친구,연인) 이 죽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은 상상만으로도 슬프고, 눈물이 나기도 하지요. 그렇기에 다른 이의 죽음에 대한 반응을 흔히들 슬픔 하나로만 생각할 수 있지만, 죽음을 경험하는 상황과 시기는 다양하고, 애도(사랑하는 이를 상실하였을 때 나타나는 정서적 고통) 또한 눈물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마카님께서 현재 경험하고 계시는 평온한 것 같은 느낌, 무감각, 담담함 같은 반응은 정상적이고 보편적인 애도의 단계에 속할 수 있는 반응입니다. 영국의 정신과 의사 존 보울비 ( John Bowlby ) 에 따르면 사람들이 경험하는 애도반응에는 4단계가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단계는 충격과 무감각 단계입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를 부정하고 회피하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분노가 일어나기도 하고 일부는 큰 충격으로 인해 무감각해지기도 하지요. 마카님께서는 몇 달 전 아버지의 병세가 크게 악화되며 아버지가 진짜 돌아가시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에 휩싸인 채 하루하루를 보내셨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마음의 준비를 차츰차츰 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 불안이 현실이 되며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셨을 것입니다. 어머니 또한 일찍 돌아가셨기에 아버지의 마지막을 준비해 줄 수 있는 가족이 ‘나 하나’라는 생각에 무너지면 안 된다 라는 생각이 무의식중에 드셨기에 더욱더 담담하게 장례를 치르실 수 있으셨던 것이지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얼마 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현재 마카님께서 첫 번째 단계를 경험하고 있으신 것입니다. 하나도 슬프지 않고, 신경 쓰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 아닌, 오히려 너무 슬픈 충격이기에 겉으로 표현조차 할 수 없으신 것이지요.
💡 대처 방향 제시
현재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이 현실이 아닌 것 같지만 차츰 현실로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그때 두 번째 단계인 아버지가 너무나도 그리워 방황하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분노하며 슬픈 감정들이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단계에 들어서 현실로 인정을 하게 되며 허망한 감정이 들며 식욕이 돌지 않고, 잠이 오지 않는 신체적인 증상들이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슬퍼하는 것만이 아닌 네 번째 단계인 회복의 시기가 옵니다. 이 시기에 내가 아무렇지 않게 지내면 아버지가 섭섭해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마카님이 즐겁게 지낸다는 것이 곧 아버지를 잊어버린다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아버지를 기억하고 추억하는 것이 마냥 슬픈 기억이 되는 게 아니라 아버지를 생각하는 것이 슬프지만 행복하고 즐거운 감정 또한 다 같이 느낄 수 있는 시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애도의 단계를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 슬퍼하거나 무조건 회피하는 것이 아닌, 현재 마카님께서 가지고 있는 정서들 그리고 생각들을 이해해주시고 표현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정서와 생각을 이해하고 표현해주는 방법의 하나로 글쓰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아버지에게 하고 싶었던 말, 하고 싶은 말 그리고 오늘 하루를 아버지에게 이야기해주는 것 등을 편지로 써주시기 바랍니다. 그 편지에는 투정을 부리셔도 좋고, 원망하셔도 좋고, 감사함을 표해도 좋습니다. 그 글 쓰는 순간만큼은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모두 해주시며 안에 쌓여있는 감정들을 밖으로 꺼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표출을 하고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보려 하였지만 너무나 힘들고 감당할 수 없을 때는 언제든 전문상담사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상담을 받으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가장 가까운 존재였던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것은 정말 힘든 일 이셨을 것입니다. 현재 마카님의 상태로 인해 부디 죄책감을 갖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마카님에게 아버지가 그 만큼 소중하셨기에 아버지 또한 마카님의 진심을 알고 있으실 것입니다. 그 어떤 부녀 사이보다 가깜고 끈끈한 사이였던 만큼 아버지께서는 마카님의 마음을 모두 이해하고 있으실 것입니다. 마카님의 아버지가 하늘에서 마카님을 보시며 돌아가신 것에 대해 하나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서운함을 가지시는 것이 아닌 오히려 마카님이 슬픔을 추스르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지켜보고 싶으실 것입니다.
힘든 와중에 이해할 수 없었던 감정들로 혼자 끙끙 앓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사연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리며 이 답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혼자 많은 것을 감당하지 마시고 언제든 도움 요청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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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069
· 4년 전
저희 어머니도 4년전 오랜 투병후 돌아가셨어요. 어머니와 사이가 엄청 가까웠는데 어머니께서 투병중이실때는 "돌아가시면 힘도 없고 우울증에 빠지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에서는 전혀 안 그렇더라구요. 장례식때만 많이 울고 그외에는 열심히 일하고 친구들하고 술 마시고 놀고 그랬어요. 아무일도 없듯이. 저도 저의 그런모습에 놀라서 정신과에 한번 갔는데 정신과 선생님께서 정상이라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때 처음에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자기방어) 슬슬 없다는 것에 슬퍼할거라고. 그리고 제가 부모님때문에 조금 고생해서 남들같은 20대가 없었어요. 정신과 선생님께서 그래서 슬프면서도 이제 자기 삶을 살수 있는 자유, 숨통이 트인다라는 느낌도 들거라고 하시더라구요. 4년 지나니까 제 삶 열심히 살면서도 가끔 뭔가 보고 엄마생각 나면 눈물이 갑자기 나고 보고싶고 그래요. 지금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신는듯 한데 시간이 지나면 슬픈 시간도 오고 그걸 극복하고 열심히 사세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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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ished
· 4년 전
여러가지로 고생하셨어요...저는 술담배도 안하던 건강한 아빠가 갑자기 폐암말기 판정받고 6개월만에 돌아가셨어요..평소에도 눈물이 많아 매일같이 6개월을 시도때도 없이 엄청 울었는데 막상 장례식 치루는 동안 너무 슬픈데도 눈물한방울 나오지 않고 저만빼고 옆에 다 울고있어서 그와중에 이게뭐지? 싶었네요..사람들이 보고 아들은 안슬픈가봐 막 이러는거 같았고 5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아빠한테 미안해지네요..너무 슬프면 울음도 안나온다 라고 누가 말해줬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살면서 그렇게 많이 울었어도 모르는 누구한테 우는모습 보인적이 없었네요..남들앞에 서면 미치겠는 성격인데 그 상황에서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있을려니 긴장해서 못운거 같아요..요즘에도 차안에서나 혼자있을때 아빠 아빠 그러면서 많이 울거든요..주위사람 신경을 병적으로 많이쓰며 사니 전 이렇네요..님 글 읽고 그냥 아부지생각나서 길게 주절거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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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hiuh
· 4년 전
@Vanished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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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MyMilkyWay
· 4년 전
너무나 힘든 상황이라...아직 마음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않았나봅니다.. 안아드리고싶네요. 마카님, 천천히 하셔도 돼요 하지만 꼭 슬픔을 받아들이고 건강하게 다루셔야해요.. 억누르고 마냥 피하지는 말아요..어디선가 곪아 터질수있어요. 얼마나 힘들까요.... 앞으로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이 가득하길 기도할게요. 힘들면 여기 언제든 글 써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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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ella42
·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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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ri
· 4년 전
저도 엄마 장례식장에서 안울었어요 ... 암투병 오래 하시고 돌아가셨는데 마지막엔 호스피스 병동에 한달정도 계셨고 ... 알고는 있었지만 계속 부정했죠, 안 돌아가실거라고 .. 돌아가시기 몇시간 전에 엄마 보고 집에 갔어요 진짜 오랜만에 보러갔는데 음 ... 이게 장례식장에서 실감이 안나요. 멍하니 영정사진 보기도 하고 몰래카메란가 싶기도 하고 엄마 시신 볼때도 자고 있는거 같고 안 슬퍼서 안 운게 아니라 실감이 안나더라구요 그냥 제친척들은 저한테 상욕했어요. 독한년이라고 ... 전 한 1년지나니까 실감이 나더라구요. 더이상 엄마 반찬 못먹고 엄마 옷에서 냄새가 희미해져가니까 솔직히 엄마 얼굴도 까먹을거 같고 그때 되니까 사람이 미치겠더라구요. 글쓴이분도 나중에 슬픔이 한꺼번에 찾아올까봐 걱정이예요 ... 저는 그 당시에 술을 엄청 마셨어요. 엄마 보고싶고 그런걸 혼자 속으로 삼킨다고 많이 아파하니까 의지할데가 술 밖에 없더라구요 ... 이렇게 글도 쓰면서 계속 본인 생각들을 얘기하셨으면 좋겠어요 혼자서 말구요 ... 언제든지 들어주는 사람들이 많은거 같아요 여기는 ~~ 예전에 저를 보는거 같아 마음이 안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