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안 돼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등학교|자퇴|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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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안 돼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bubu7
·4년 전
고 1 2019년 8월 말에 자퇴하고 반년이 다 지나갔어요 정말정말 하고 싶은 게 있어서 IT특성화고에 다니다가 편입 시험을 봐서 연극영화과가 있는 고등학교 편입에 합격했어요 정말 두근두근 꿈을 안고서 첫 발을 내디뎠는데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건 쓰레기장같은 교실이랑 여기저기서 훑어보는 시선들이랑 먼지가 풀풀 날리는 교실.. 교실 뒷문 입구에서 가방을 들고 망연자실하게 서 있었어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고... 선생님들도 수업을 포기하신 듯 애들을 조용히 시키느라 그날 그 수업은 끝났어요. '그래도 내가 적응을 못 해서 그러는 거겠지, 내가 너무 소심해서 그런 거겠지' 하고 소심한 성격을 최대한 감춰 가면서 애들이랑 친하게 지내려고 엄청 노력했어요 그런데도 잘 안 됐어요. 같이 편입 온 친구는 뭐든 잘 했어요 인기도 많고 성격도 좋았어요 저한테도 잘 해줬고 좋은 친구였어요 근데 전 완전 반대였어요 벙어리가 된 것처럼 사람들이 쳐다보면 식은땀이 나고 분위기나 어색하게 만들어요..ㅋㅋ 그래서 기숙사 소등시간에 불이 꺼지면 숨죽여서 끅끅 울었어요 룸메한테 들킬까봐 소리도 못 내고 이불 뒤집어 쓰고 울었어요 엄마가 고생하지 말라고 깔아준 얇은 여름 모시 이불하고 깨끗하게 자라고 겹겹히 싸준 베갯 커버 다 적셔가는데도 그때까지도 적응을 못 해서 그런 거라고 스스로 맘을 다잡기만 했어요. 꿈 하나만 보고서 집에서 멀고 먼 지방에 있는 학교까지 내려왔는데.. 첫날 학교에 도착하고 엄마가 집으로 돌아가시기 전에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씩씩하게 엄마 나 잘할 테니까 걱정 말라고 그냥 마음 푹 놓고 가라고 웃으면서 말했던 게 너무 면목없었어요 엄마가 비싼 돈 들여서 보내주는 학교였는데 좀 힘들다고 찡찡대고 돌아가는 게 너무 면목없었어요 결국 엄마랑 둘이서 펑펑 울며 자퇴를 했지만.. 진짜엄마한테너무미안하지만 꿈을 포기를못해서 검정고시로 연영과 대학에 가려고 해요 제 꿈은 뮤지컬배우에요 영화나 드라마같은 매체도 좋지만 무대에 직접 서서 관객이랑 소통하고 마음껏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무대공포증도 있는 주제에 안 어울리는것 같지만 제가 하고싶은 일 중에서 잘 한다고 인정받은 건 정말 몇 개 없었거든요.. 그래서 검정고시 2020년도 2회차로 시험을 봐서 고등학교 졸업을 봐야 하는데 고득점이 아니면 웬만한 대학은 갈 수 없어요 공부.. 정말정말 못 하는데 엄마는 이름이라도 들어봤을 정도의 대학은 갔으면 좋겠다 하시고 네가 하고싶은 것 다 해라 하시면서도 공부가 잘 안된다.. 하면 정색하면서 시험 공부 열심히 좀 해라 그게 나에 대한 예의다 하세요 알아요 엄마한테 투정부리면 안 되는데 엄마도 힘들다는거 진짜 잘 알거든요 엄마한테 금전적인 지원 다 받아놓고 이렇게 공부 하나에 찡찡대는 거 정말 철없는 짓인데 가끔은 진짜 다 내려놔버리고 어디론가 도망쳐버리고싶어요 또 같은 일이 반복되면 아마 못 버틸 거에요 진짜 무능력의 끝을 달리는 느낌이에요 제가 할수 있었던 것까지 잃어버린 느낌이에요 생각해보면 자퇴 이후로 어떤 일이던 간에 끝까지 열과 성을 다한 일이 없는 것 같아요 엄마도 저같은 딸 때문에 돈아까울텐데 그런생각하면 눈물이 안 멈춰요 엄마가 피곤하실 때 던지는 말로 돈만 축내는 축생이라고 웃으면서 농담했을때 진짜 심장이 쿵 내려오는 느낌이어서 방에 들어가서 이불 뒤집어쓰고 울었어요 진짜 바보같아요 .. 엄마 말고는 자퇴해서 이야기할 사람도 없고 이야기할 생각도 없었는데 ..글쓰면서 깨달았어요 아직 그학교에서 못벗어났구나..하는걸 그 학교에선 너무 많은 일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쓰면서 약간은 감정해소가 된 것 같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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