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낼 줄도 모르는 스스로가 답답합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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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낼 줄도 모르는 스스로가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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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안녕하세요. 인간관계와 스스로의 성격에 대해 고민이 많은 한 성인여성입니다. 제가 일생을 통틀어 한결같이 들어온 말이 ‘착하다’는 건데요. 이제는 이 말을 듣고 싶지도 않고, 칭찬같지도 않습니다. 가끔은 “너무”라는 수식어까지 붙여가며 표현하는 사람들을 보면 제가 밖에서는 ***로 보이는 건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더 화가 나는 점은 그 평가를 인정하기 싫으면서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는 거예요. 생각해보면 사람들의 이런 시선은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복잡한 가정사로 하루하루 예민하고 날 서있는 어머니의 감정쓰레기통이었고, 저는 어머니의 짜증과 편집증세를 다 받아줘야만 했습니다. 어머니는 자제력이 부족하여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제게 화풀이성 무안과 윽박을 주신 적도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그에 대응하면 상황이 빨리 마무리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저 가만히 참고 듣기만 하곤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사고 한 번 안치고, 놀이터에서 어린 아이들이 뛰어놀 때 집안에만 틀어박혀있는 온순한 아이가 되어 있었어요. 언제나 불화가 끊이지 않는 가족들의 눈치를 보았고, 저도 모르는 새에 폭력 아니면 회피를 갈등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배우게 되었습니다. 화라는 걸 건강하게 표현하고 발산할 방법조차 배우지 못한 채요. 이런 가정환경에서 성격이 형성된 덕분인지, 학창시절에는 친구들이 많이 좋아라하여 저에게 고민상담도 많이 하고, 저를 독점하려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한편 저는 누구에게나 다정했고, 누구에게나 불편한 감정을 숨겼고, 누구에게나 선을 긋지 못했기 때문에 친구들이 저에게 많이 서운함을 표시한 적도 꽤 됩니다. 성인이 되고 대학에서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나며 조금은 성격이 있는 사람으로 거듭났지만, 아직도 사람들이 제게 무례하게 굴 때 불편하다는 표시를 하지 못합니다. 몇 번 참다가 사람들과 조용히 혼자 연을 끊거나, 쌓여온 화를 폭발하게 되면 사람들이 저를 회피하고 거리를 둡니다. 오히려 제게 책임을 전가하는 상대방의 모습을 보면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불편했던 감정을 한참 지나야 깨달아서 그날 밤은 내내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답답하고 화가 나서요. 요즘은 제가 예민한 건지 사람들이 저를 정말로 만만하게 보는 건지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제가 최근에 두 사람에게 불편한 일을 겪었습니다. 내용을 읽고 제가 어떻게 말해야 현명하게 불편함을 표시할 수 있을지 예시라도 들어주시면 좀 더 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름에 친구와 친구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저는 반바지를 입고 있었고, 신발이 벗겨져 다리를 뻗어서 주워신었습니다. 그런데 친구의 남자친구가 제 맨다리를 노골적으로 빤히 바라보는 겁니다. 발쪽이 아니라 아예 제 다리만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친구가 그 모습을 보더니 웃으면서 “뭐야 쟤 다리 짧아서 그렇게 쳐다보는 거구나” 라고 하더라고요. 순간 친구에게 기분이 나빴습니다. 평소에는 제 다리가 예쁘다며, 예쁜 다리 드러내는 옷을 입고 다니라고 조언하던 친구가 제가 아닌 남친 편을 들어주고, 갑자기 제 신체평가는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털어놔보니 아마도 그 친구가 자기 남친이 쪽팔린 행동을 했고, 그 자리에서 인정하기 싫어서 그런 말을 한 게 아닐까라는 의견을 듣고 조금은 납득할 순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예전에도 이성문제로 저를 위험에 빠뜨리게 할 뻔한 전적이 있어서 더욱 서운하고 실망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보다도, 그 말을 들었을 때 바로 불쾌함을 표시하지 못한 저에게 제일 실망스럽습니다. 이 사건 이후 또다른 친구에게 제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었는데 정말 못 견디겠어서 가정불화로 너무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자기 상식선에선 벌어질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는지 제가 운을 떼자마자 그 모든 것이 저만의 착각과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 결론내리는 겁니다. 제가 자세히 속사정을 말해주니 자신이 섣불리 판단했음을 인정하였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는 항상 그런 식이었습니다. 제가 억울한 일을 당하면 항상 일면식이 없는 상대방의 편을 들어주었고, 본인 기준으로 제 기분의 온당함을 결정짓곤 하였습니다. 저는 항상 이 부분이 기분나빴지만 한 번도 불편함을 표시하지 못했습니다. 일화는 두 가지 뿐이지만 저는 이후에도 이런식으로 화를 내지 못한 채 계속 넘어가기만 하는 상황이 반복될 거예요. 기억력이라도 안좋으면 다행인데, 슬프게도 제 마음 속에 늘 남아있겠죠. 이제부턴 ***처럼 안살고 싶은데, 건강하게 화내거나 불쾌함을 표시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릅니다. 부디 알려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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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tyio
· 4년 전
저도 사실 건강하게 화를 내지 못할때가 있어서 조언을 할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제가 생각한 점을 말하자면 화는 내면낼수록 더 쉽게 내게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화를 웬만하면 안내는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화가 나는 상황을 안겪는게 제일좋고 겪었다면 기분이 점점 나빠질때 바로 화내기보다 화를 내야만 하는일인가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화를 내는것이 상대방에게 전달되지만 자신에게도 전달되요. 그래서 내가 모르는 부분이나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지는 않는가 따져볼때가 있죠. 정말 직설적으로 인신공격을 하는것은 당해본적은 없지만 듣지 않는게 제일 좋은 방법인것 같구요. 회피가 무조건 나쁜건 아니라고 봐요. 상대가 흥분해 있으면 피하는게 좋다고 생각하구요. 그리고 친한 친구에게 화가 났음을 표출하고 싶을때 약간의 억양이나 말투만 달라져도 다 느낄거예요. 첫번째 상황에서 다리를 짧다고 한것은 질투가 나는 마음을 무마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도 드네요. 남친이 자신이 아닌 사람을 보는것이 싫고 그게 아무것도 아닌것이라 말하고 싶어한게 아닌가 싶어요. 기분나쁨을 표현하자면 친구니까 "내 다리가 어때서~ 이정도면 괜찮지" " 이 정도면 평균이야" "너도 나랑 비슷한것 같은데 너 나랑 다리길이 재볼래?" 그런식으로 많이 기분나쁘지 않으면서 불쾌한 감정을 드러낼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두번째 상황은 친구가 자신의 편이 되어주지 않고 섣불리 판단해버린것이 서운한거죠? 글쓴이님은 속상한 마음에 감정적인 공감을 원한건데.. 그래서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보고 말해야하는 경우가 많죠. 잘못 판단한걸 인정하면서 속으론 미안했는데 그걸 다 표현하지 못했을뿐 인정하는순간 미안함을 포함되어 있었을거예요. 자존심이 강하거나 글쓴이가 화를 표현하기 힘들어하듯 미안함을 표현하기 힘들어하는 사람일수 있을것 같네요. 그런경우.. 서운한 감정을 표현하자면 "내 고민 들어줘서 고마워 근데 담엔 끝까지 듣고 판단해줘" "이야기 초반에 니가 내편 안들어주니까 좀 서운하더라~ 내편좀 들어줘!" 이런식으로 글쓴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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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4년 전
@qwertyio 장문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왜 그런 말들이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는 걸까요. 불쾌한 마음만 남고, 스스로를 방어하고 응수할 능력이 떨어지는 제 자신만 자책하게 되네요. 그리고 그런 말들을 했을 때 상대방과 싸우게 될까봐 무서운 마음도 큰 것 같습니다. 저에게서 멀어질까봐요...타인에게 착하다고 보여지는 이미지로 평생 살아왔는데 갑자기 할 말 하는 사람이 되어버리몀 제 곁에 남을 사람 없을 거란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인생 리셋하고 싶어요. 늦은 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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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tyio
· 4년 전
자책은 하지 마시구 변화되고 싶으시면 앞으로는 다르게 하셔도 괜찮아요. 윗글은 농담처럼 친구에게 말하면 싸울일은 없을것 같아요. 저정도말로 싸웠다면 그냥 친구관계가 정리되는거죠. 진짜 나와 친구될사람만 남는거니까 두려워하지 마시고 내 의사를 조금씩 표현해보세요 그럼 나중엔 더 잘하게 될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