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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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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이런 곳에 글을 처음쓰며..써도 될지..모르겠네요.. 아마 많은 분들은 이 글을 보면 안좋게 생각하실 수 있고 그렇기에 쓰는게 망설여집니다. 저는 보육교사입니다. 이제 막 말을 트게된 만1세. 3살 아이들을 보고있어요. 처음엔 너무 힘들지 않을까 걱정되었지만 뭘 안다고 선생님~하고 웃으며 안기는 아이들을 보면 너무 행복하더라구요. 아무것도아닌 저를 그렇게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안아주고 달려오는걸 보면 너무 고마워요. 아이들이 변하는만큼 학부모님들도 믿고 저에게 감사하다 인사 한말씀 해주시면 그만한 보상도 없죠.. 그런데 늘 행복할 수 없죠. 직장인이니까요. 울며 선생님을 찾는 아이,그리고 선생님의 관심이 필요해 옆에 다가오는 아이, 혼자서 다른 곳으로 가는 아이, 선생님이 안아주지 않는다며 우는아이..제 몸은 하나인지라 그 모든 아이들을 충족시켜줄 수 없고 그렇다보니 지체되는 시간 커지는 울음소리..결국 한소리 듣게되더라구요. 어디까지나 보육교사로서 부족한 점이기에 감안하고 더 성장해야겠다..다짐했습니다. 늘 일하면서 '나보다 힘든사람도 있고 모든 직업은 힘들다'하여 저의 힘들고 지치는 감정들을 부끄러워하며 하루하루 보냈습니다. 내가 더 열심히 하고 잘하면 누군가는 알아주고 칭찬해줄꺼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는데 오히려 더 요구하며 혹은 저의 부족한 점만 골라 오르락 내리락 하게되며 의심에서 비롯된 대화에 억울하기도하며 자존감이 떨어지더라구요. 분명 아이들을 보고 교육해주며 하루를 안전히 보낼 수 있도록 배운 직업인데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위축되고있습니다. 아이들과 단체 생활을 하다보면 생길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일들로 '저 아이와 떨어트려 놀게해주세요. 우리 아이 자세히 봐주세요.'등등 함께하는 생활에서는 들어드리기 어려운 부탁들로 인해 생기는 상황들, 상사의 꾸짖음 등으로 힘들었습니다. 제 문제가 크다 생각했어요. 아이가 없으니 학부모들의 마음을 이해못하는 내 잘못이다. 아직 나이가 많지 않으니 부족함이 당연히 많아 면담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더 성장해야한다. 하고서 스스로를 한심하게 깎아내려버렸어요. 저의 부족한 보육스킬로인해 원장님의 호출을 잦아졌고 저의 성격상 미운소리 나쁜소리를 하지 못해 '네'하는 버릇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잘못된 점이라며 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의 행동은 항상 잘못되었고 고치라던 행동 또한 원장님의 기분따라 잘못된 행동으로 변해 혼이 나게되었습니다. 위축된 저는 동료가 보아도 자존감이 떨어졌고 위축된 저의 모습에 학부모님께서는 어린이집 사정상 거절된 요구를 다시 저에게 제안하여 또다른 고민을 안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가방 속엔 두통약이 꼭 들어있어야하며 하루하루 두통약 없이는 지낼 수 없습니다. 늘 긍정적이여서 지인이 힘든 소리하면 좋은 쪽으로 이야기해주었는데 이제는 제가 한숨쉬며 힘들다 피곤하다 지친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어요. 요즘엔 직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울컥한 적도 한두번아니구요.. 나름 참아보려해도 혼자서 운적도 꽤 많네요. 이제는 혼자서 멍하게 길을 걷기도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정신차려보면 창밖을 가만히 보고만 있더라구요. 이제는 혼자 있으면 중요한 시기의 아이들이 너무 부족한 선생님을 만나 어긋난 길을 가는 게 아닐까..나로인해 아이들이 나쁜 습관이 들지 않을까 걱정되고 제 자신이 부끄러워요. 이제는 누군가를 만난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떨리고 머리가 아파오더라구요. 아무것도 아닌일에 눈물이 나올 것 같고 부정적인 생각만 늘어가요. 많은 스트레스로인해 요즘은 두통이 올때 속이 메스껍거나 어지럽시고하며 숨쉬는 것을 많이 불편해하며 멍하게 있을 때가 많아요. 이제는 새로운 사람만나는 것이 무서워요. 제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저를 어떻게 생각할지.. 내가 없어도 모든 것은 해결될텐데..내가 필요할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아이들을 사랑해서 선택한 직업이 아이들보다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행동하게 된다는게 너무 슬프고 당연한 그 어린 아이들의 감정 표현을 억압하고 절제시키도록 교육 해야한다는 것이 혼란스럽습니다.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하고 철 없는 보육교사입니다.. 직업을 포기해야할까요..?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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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오르카l
· 4년 전
내가 추구하는 것들이 세상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하려고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것도, 불가능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하는 학부모들도, 관리자 입장에서 부하직원을 감정쓰레기통으로 보는 원장도 그렇고 여러가지 문제들이 풀리지도 않고 풀릴 기미도 안보이니 마카님 입장에서는 그저 참고있는거지요 사실 어떤 학부모들은 마카님께 감사를 표할거고 마카님의 손을 거쳐 유년기를 보낸 아이들도 잘 성장해 나갈거에요 그런면을 보면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보람차고 중요한 직업이지요 직업이 안맞는다기보다는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이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극성인 부모들과 말안듣는 아이들은 어딜가나 있으니 선택사항이 안되지만 좋은 관리자를 가질 수는 있으니까요 차차 준비를 하셔서 다른 곳으로 옮겨보심이 어떨까 싶어요 아이들이 필요한건 부모들과 원장과의 요구에만 맞추는 딱딱한 교사가 아니라 사랑으로 감싸주는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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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ine118
· 4년 전
저는 유치원, 어린이집 근무했던 사람인데요 저도 초임때, 많은 고민을 했네요 내가 너무 부족해서, 아이들에게 해되진않을까 다른선생님이 더 낫지않을까 미안한마음과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 아이들을 편가르는 부모님(안그러시는분들도 있지만), 하지만 봐야하는 아이는 많고.. 생각이 많았어요 선생님, 지금 하시고 있는 고민들이 선생님께서는 정말 좋은 선생님이라고 증명하는 것같아요 항상 아이들에게 어떤교육을 해야하는가 이사회에서 억압하며 교육해야하는가 나는 너무 부족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자체가 , 이미 좋은 선생님이에요 생각하지않고 계시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사회에서는 억압 절제하라고 시킨다고 다 할게아니라, 당연히 가르쳐야하는 예의적인부분은 가르치되, 그 아이들의 감정표현을 선생님이라도 안을수있지 않을까요? 쉽진않을거에요, 그래도 저는 그 아이들을 선생님만의 따뜻함으로 안아주셨음 해요ㅎ 잘하실거에요 잘하고계시구요 보육스킬도 중요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요 특히 3살이라면.. 많이 보듬어주고 표현하면 받아줘야구요 그 아이들을 더 보듬으려는 고민을 하는 선생님이 있어 행복하겠네요, 아이들은요ㅎ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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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ine118
· 4년 전
참, 그리고 동료선생님도 중요하답니다 선생님의 빛을 봐주실 동료선생님이요. 잘모르면 알려주고, 선생님께서 가지고계신 기질을 발할수있는 동료분이요.. 기관이 다 거기서 거기지만, 사람때문에 더 힘들수 있을것같아요 이직도 한번 생각해봐도 좋을것같아요 저도 이직해서, 좋은 선생님들 만나서 많이 깨닫고 좋아졌거든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