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가 심한 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나 자신이 짐같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이혼|가치관|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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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불화가 심한 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나 자신이 짐같은 존재라고 생각했었어요. '너만 없었어도 니 아빠랑 이혼하는 건데, 너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허비됐다, 할머니한테 가있어라' 엄마의 말들을 들으면서 자식은 부모에게 있어 짐이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눈치를 많이 봤고, 자식으로서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권리들조차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살면서 깨달았어요. 제 삶을 꾸려나갈 능력이 없는 자식을 부모가 거두고 키우는 건 당연한 일이라는 걸. 처음으로 인생을 바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아빠가 '부모 등골 빼먹는 년'이라고 말하더군요. 그때 느꼈어요. 우리집은 생각보다 많은 게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요. 사춘기가 지나고 머리가 굵어졌을 때, 전 부모님과는 다른 가치관을 가진 개체가 되었고, 모든 게 다 갈등이었어요. 부모님은 아마 당신들이 만들어놓은 틀 안의 사람이 되길 바라셨겠죠.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난 나고, 난 나답게 살 거고, 부모님은 마땅히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아빠가 '부모가 먹여주고 키워주면 당연히 부모 말을 들어야된다. 네가 나중에 성인이 돼서 너 알아서 살게 되면, 그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라고 말했을 때, 자식을 낳아 키우는 걸 마치 불우이웃을 돕는 봉사로 여기는 것 같았어요. 너무 역겹고 토나올 것 같더군요. 비정상적인 걸 정상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데, 내가 그걸 바꿀 수도 없고 하루 빨리 이 집을 벗어나는 게 최선이겠구나 생각했어요. 가족에 대한 애정, 행복감 같은 것들이 제겐 없어요. 애정 가득한 말과 행동을 보고 듣고 자란 기억이 없어서, 마음과는 달리 남한테 그러질 못해요. 사랑이 넘치는, 존재만으로 빛이 나는 사람들을 보면, 제 자신이 초라해져요. 아무리 제 부모를 닮지 않으려 해도 어느 순간 비슷한 행동을 한다는데, 제 안에도 그런 모습이 있을까 두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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