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싫어하는 친구가 있었다. 사실, 내 절친이기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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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정말 싫어하는 친구가 있었다. 사실, 내 절친이기도 했다. 우린 늘 붙어다니고 친하게 지냈는데,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다면 내가 남모르게 걜 싫어했다는거다.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그 친구는 부끄럽지만 내 열등감의 대상이었다. 난 걔가 선생님들께 고집을 부리는것도 싫었고, 늘 아는척을 하는것도 싫었고, 그냥 그 친구가 내뱉는 모든 말을 싫어했다. 그럼에도 내가 한마디도 꺼내지 않은건 그냥 그 친구가 나를 좋아해줬기 때문이다. 난 이렇게 위선덩어리인데 그친구는 날 진심으로 아끼는 것 같았다. 나도 공부할때만 아니면 그친구와 절친하게 지냈다. 좋은 애였다. 가끔 내가 모든걸 꼬아서 생각하는 때를 빼면, 정말 좋은 친구였다. 오늘은 그 친구가 특히나 미웠다. 그 애가 말하는 모든게 싫었다. 크게 티를 내진 않았지안 그냥 기분이 나빠있었다. 그런데, 오늘 걔가 내 앞에서 울었다. 나때문에 운건 아니지만 어쨌든 내앞에서 울었다. 걔가 우는건 처음봤다. 늘 자기주장이 강하고, 고집스러운 애가 내앞에서 모든걸 내려놓은듯이 서럽게도 울었다. 왜 하필 나였을까. 친구도 많은 애가 내 앞에와서야 울음을 터뜨렸다. 이유는 솔직히, 의아할 정도로 별것아니었는데, 역설적으로 더 충격이기도 했다. 누군가가 해준, 믿는다는 말 하나에, 하고싶은걸 하라는 말 하나에 그렇게 서럽게 울었다고했다. 늘 하고싶은걸 한다고 생각했던 걔가, 늘 일을 도맡으며 자신만만하던 걔가, 그런말 하나에 그렇게 동했다. 그렇게 쉽게 우는 아이였다. 강하고 독한 애가 아니었다. 난 정말 걔에 대해 전혀 몰랐다. 난 그애를 웃길줄은 알았지만 울리지는 못했다. 난 그 애에게 정말 친구가 아니었다. 내가 그애를 가장 싫어했던 날에 그애는 가장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날 정말로 믿은거겠지. 날 정말 좋은 친구로 여겨준거겠지. 아무말없이 그애를 안아줬다. 뭔말을 해야할지도 몰랐고,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도 몰랐다. 그냥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위로도 안했고, 격려도 안했으며, 나무라지도, 칭찬하지도 않았다. 그애도 그냥 가만히 있었다. 지금은 조금 미묘한 기분이다. 그래도 확실한건, 난 어리석은 철부지에 위선자였다는거고, 앞으로는 그애의 친구가 되고싶다는거다. 그애가 날 믿은만큼 나도 그애를 믿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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