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싫었던 아빠2 병문안 다녀왔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병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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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싫었던 아빠2 병문안 다녀왔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loiol
·4년 전
어제도 글썼는데요. 오늘도 답답해서 주절거립니다.. 15년동안 연락이 두절된 아빠가 간암말기 3개월 남았다는 소식을 얼마전 들었습니다. 오늘은 병문안을 다녀왔네요. 가기전에는 아빠가 싫은 마음이 컸고 짜증이 났어요. 할말도 없는데 한소리 퍼부워줘야하나 고민했어요. 그런데 막상 아빠를 보고 나니 아빠의 몰골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아빠였는데.. 삐짝 말라서 거동도 못하고 누워있더라고요. 60대중반보다 훨씬 늙어보이고 어금니는 다빠지고 눈은 황달이 심햇습니다. 몸에 근육이 다 빠져서 항상 화나있는 얼굴이었는데 인상쓰는 근육까지 빠져서 온화해보일정도였습니다.. 우리를 보자 우시더라고요. 손을 잡자 미안하다고 하시네요 아빠가 간호사에게 휠체어달라고 하시니 간호사가 휠체어 못탄다고 했네요. '왜 그동안 연락안했냐'니까 '그렇게 나가고 어떻게 연락을 하냐'시네요. 제가 '잘하셨어요' 했습니다. 서울역거지로 살줄알았는데 그래도 그동안 일은 하고 사셨더라고요. 아빠가 하던 기술이 다 자동화가 되서 일거리가 없어졌다고 하시네요. 갑자기 지갑을 찾으시더니 저밑에 접어서 숨겨뒀던 오만원짜리 4장을 주시더니 '마지막으로 주는거니 받아. 맛있는거 사먹어'하네요. 그돈을 받고 동생이랑 제가 준비한 돈을 드렸습니다.. 평생 아빠한테 용돈을 받아본적이없어요.. 오늘 처음 받았네요.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요. 무슨 눈물인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입원전 입던 사복과 가방이 깨끗해서 그래도 정돈하고 사셨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입원시 가족있나는 질문에 혼자산다고 아무도없다고 하셨대요. 그러다 큰 고모한테 연락되고 큰고모가 가장 보고싶은 사람이 누구냐닌까 사촌언니를 얘기했다네요. 그 얘기에 황당했는데.. 돌이켜 보니 아빠가 우리한테 부담주기 싫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이갔던 제 2실된 딸이 계속 울면서 병실에 들어가기싫어해서 아기가 배고파서 운다고 했더니.. 가서 애기밥먹이라네요. 사람은 죽을 때가 되면 사람이 변한다더니.. 제가 알던 아빠의 모습은 1도없었어요.. 하도 거짓말로 엄마을 속이던 사람이라 처음 몇마디나눴을땐 착한척 연기하나 의심이들었는데.. 죽을날 앞두고 무슨의미가 있나싶더라고요.. 젊어서는 그렇게 엄마 등꼴 파먹어서 늙어서는 자식 등꼴파먹겠구나 했는데.. 그렇게 어렵게 사시면서 우리에게 15년동안 연락안한 이유가 자식한테 부담주기싫었구나.. 생각이드니 그래도 우리 생각하고있었구나 했습니다. 아빠도 얼마나 괴로웠으면 그렇게 뛰쳐나갔을까.. 그 심정 모르겠네요.. 평생 미워하고 죽어도 안봐야지 했는데.. 아빠의 약한모습에 마음이 안좋으면서 풀어지기도 했네요. 아직 이게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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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o11
· 4년 전
물흘러가듯 그냥 겪어내요. 이제와 감정을 따져봐야 답도 안나오고. 부모노릇못한 아빠에게 도리도 해드리고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