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기로 했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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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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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5년을 참아왔어요. 꾸역꾸역 눌러담고 혼자 밤새워 우는 걸로 5년을 보내왔고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는데 더 이상 버티기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얘기했어요. 상처를 받았다고, 우울증에 걸렸다고, 사실 친구도 없고 가족도 싫다고. 근데 결국 결론은 '문제는 나한테 있다.'였어요. 제 얘기를 들어주는 것 같던 엄마는 제가 상처를 너무 잘 받는다며 세상 사람들이 다들 나와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지는 않으니 이해해야 한다고 했어요. 저도 그 정도는 알아요. 그래서 상처받지 말자 다짐하며 혼자 참아왔던거라구요. 엄마는 이해해줄 줄 알았는데 엄마와 아빠는 저보다 가정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힘든 생활을 했었기에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끝냈어요. 결국 저만 더 상처받고 더 답답해졌어요. 제가 부탁한 건 들어줄 생각도 안하고 그냥 사춘기 소녀가 하는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말로만 들렸나봐요. 그래서 더 이상 얘기하지 않기로 했어요. 드러내고 열어봤자 저만 더 손해더라구요. 이젠 전보다 가족에게 솔직해진 딸로 지내는 게 가족과 저에게도 더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겉으로만 그렇게 보일 뿐이지만 어차피 다들 그런 겉모습만 바랄 뿐, 제 속마음을 알고싶어하지는 않으니까요. 제 속은 전보다 더 문드러지고 부서지겠지만 저만 참으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길이니 이 길을 섣택하는 게 맞는거겠죠. 어차피 사람들은 남의 불행에 관심이 없고, 자신의 불행만 바라보게되니까요. 다른 사람들을 욕하려고 하는 말도 아니고 저 역시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니 두서없이 막 나오네요. 그냥... 갑자기 울컥해서 새벽도 아닌데 쓰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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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00
· 5년 전
이글을 즐겨찾기 해두어도 될까요? 이 세상에 저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건 큰 위로가 되어서요. 저는 글쓴이와는 반대로 제 하루 일상을 엄마에게 이야기하는 사람이에요. 저희는 얕은 이야기도 하고 깊은 이야기도 해요. 같이 카페에 가기도 하고, 같이 새벽까지 이야기도 하는 그야말로 사이좋은 모녀지간이에요. 저는 엄마의 과거에 대한 상처를 알고 엄마는 저의 모든 과거를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다 말이 통하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저희 엄마는 항상 제가 중학교 때에 겪은 왕따문제부터 "너한테 문제가 있다."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저는 그게 맞는 줄 알았고 중학교, 고등학교, 재수시절까지 그런 줄로만 알았어요. 세상은 문제가 없는데 내가 이상하고 뭔가 맞지않아서. 그것만 찾아서 고치면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 이 마음도 편해지고 다른 애들처럼 세상에 잘 적응할 거라고요. 그러다가 대학교에 들어갔는데 예술 계열이라서 그런지 친구들이 모두 개성있고 마이웨이인거에요. 대체 누구에게 맞춰야하고 누구를 따라가야하는지 무척 혼란스러웠어요.또 대학에 오니 적은 생기면 안되고, 교수님께는 잘해야하고, 성적도 챙겨야하고요. 알바는 또 어떻고요. 그러다가 문득, 친구들의 대화의 패턴이 제각각이더라도 잘 맞춰돌아가는 게 느껴졌어요. 성격이나 취향은 제각각인데 다들 이야기할때는 어느정도 맞춰지는거에요. 그리고 저는 저 스스로가 누구인지 깨닫고 있어요. 아마 부모님은 딸로서의 글쓴이밖에 모를거에요. 제 부모님도 그렇거든요. 제가 부모님의 기분 눈치보는 걸 아직도 이해못하시고 모르세요. 글쓴이의 친구들도 친구인 글쓴이밖에 모를거에요. 그렇다고 하서 그게 글쓴이가 아닌 것은 아니에요. 원래 사람은 한가지일수 없고 여러 모습을 가지고 그 환경에 적응하는 성격이 있거든요. 저는 여전히 친구들과 어른들에게는 늘 웃고 다니는 겸손한 학생이에요. 또 알바처에서는 인사를 잘하는 알바생이고요. 그래도 저는 저에 대해 꾸준히 생각해요. 나는 지금 바깥의 나와 안에서의 나를 구분하고 있다고요. 사람의 매력은 약간의 비밀이 있어야 더 강하게 뿜어져나온다고 해요. 친구들은 제가 집에서 무엇을 하는지 몰라요. 가끔은 저도 모르고요. 저는 여전히 친구들을 약간의 가식으로 대하지만 누군가가 친구들에게 대해 소중하느냐고 묻는다면 소중하다고 아야기할거에요. 저도 제가 아이러니하고 글쓴이도 글쓴이가 아이러니하게 그저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아예 참지 말고 다 내뱉으라는 건 아마 불가능할거에요. 대신 글쓴이가 직접 기준을 정해서 조절할 수는 있어요. 가끔 분노하고 화를 내도 좋아요. 어쩔때는 말을 하지않고 대답을 무시하는 가벼운 행동으로도 나올수도 있어요. 단지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뒤를 바라보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못해요. 그 일들에 대해서는 교훈만 찾으시고 글쓴이를 너무 공격하지는 마세요. 글쓴이도 그 상황에서는 '어쩔수 없는 행동'이었을테니까요. 지금은 혼란스러워도 차차 글쓴이가 스스로 글쓴이를 찾아갈거라고 믿어요. 언젠가 글쓴이도 단단하고 강한 사람이 될것을 믿어의심치않아요. 사춘기 시절에 자신의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내는 사람은 흔치않거든요. 분명 언젠가 깨닫지못하는 흐름사이에 단단해지실거에요. 주변 친구들이 아직 가지지못한 단단함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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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5년 전
@kitty00 우선 두서 없이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그저 어딘가 얘기하고 싶어서 막 쓴 글이었거든요. 물론, kitty00님께서 제 글을 즐겨찾기 해두셔도 괜찮아요. 오히려 이런 글을 즐겨찾기 해주신다면 제가 더 감사하죠? kitty00님께서 써주신 댓글을 보니 저와 다르면서도 비슷해서 참 신기하네요. 그리고 부러워요. kitty00님만의 살아가는? 방법을 찾으셔서. 저 스스로를 알고 이해하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저도 kitty00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단단해지는 날이 오겠죠? 그리고 저만의 기준으로 제 감정을 표현하는 날도 말이에요. 그게 과연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기대하고 노력해볼게요? 저 역시도 kitty00님 댓글을 보고 공감과 위로를 많이 받아가요. 저도 이 글은 지우지 않고 가끔 비슷한 일이 생겨 힘들 때마다 들어와야겠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저녁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