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너무 불효자 같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중학교|불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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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너무 불효자 같아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Jaehyo05
·5년 전
안녕하세요, 우울증을 겪고있는 중학생입니다. 사실 우울증인지는 모르고 테스트를 하면 대부분 심한 우울증이라구 해서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일단 제목보면 알듯이 부모님한테 너무 죄송해요. 흥미검사나 재능검사? 그런거를 하잖아요. 다른 애들은 다 흥미가 중간은 가고 몇개가 흥미가 높은 편인데 저는 흥미가 예술(음악, 미술 같은거..) 언어쪽만 높구요 재능도 그 쪽만 높고 다른건 다 중간보다 훨씬 낮습니다. 또 그렇다고 해서 제 꿈이 예술 언어쪽도 아닙니다. 원래 작가가 꿈이였는데 아무리 한장하는걸 세 장으로 늘려서 열심히 써도, 아무리 노력해도 상은 한 번도 못탔구요. 진짜 짜증나게 별로 노력하지도 않은 그림 잘그려서 받는 상을 받구요. 중학교2학년인데 아직도 상2개 밖에 못받았어요. 다른애들은 다 4개씩은 있는데 저만 상이 조금밖에 없어요.. 그럴때마다 제가 너무 불효자 같아요.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는것도 아닌데다가 몸이 좀 약해서 저번엔 한약까지 해주셨구요 만성 비염도 걸리고 눈도 결막염의 후유증으로 만성 안구건조증이 있어요. 감기는 한달에 한 번은 걸리고.. 이렇게만 봐도 돈도 많이들고 쓸모도 없는 것 같아요. 진짜 제가 잘 하는게 없는 것 같아요. 죽는다는 말 함부로 밖에 내뱉으면 안된다는거 아는데 진짜 살기가 싫어요.. 이런 인생 힘들기만 하고 뭐 하나 즐거운것도 없고 잘하는것도 없고 아프기만 하는 인생 그냥 죽어버리고 싶어요. 그러면 부모님도 저랑 동생이랑 싸우는 꼴 안봐도 되고, 제가 아플때마다 가는 병원비랑 약값도 안 내도 되고 무엇보다 저만 빠져있으면 정말 좋은 가족이 될 것 같아요. 제 동생은 잘생겼고 머리도 좋아서 수학 과학같은걸 잘 하거든요. 역사같은것도 100점맞고..(참고로 저는 역사 60점이에요..) 그리고 제가 받는 용돈도 너무 아깝고 지금 제가 가지고있는 이 핸드폰 값도 너무 아까워요.. 제가 받는 대우가 너무 과분한 것 같아요. 저는 그런걸 받을정도로 잘한 일을 한것도 아닌데 좋은 옷을 입고 다니고 겨울 날 정도로 따뜻한 패딩에 스타킹에 매일 스쿨버스 타고다니고.. 저번엔 그림그리는게 취미여서 120 만원 자리 타블렛도 사주시고.. 저는 너무 불효자같아요. 제가 효도한건 하나도 없는데 돈이란 돈은 항상 내가 다 쓰고 동생도 돈모아서 밥도 사는데 저는 항상 친구들이랑 주말에 놀아서 펑펑 쓰고 좀 부족하면 항상 동생몰래 용돈 더 챙겨주시고.. 전 부모님을 너무 좋은분을 만난 것 같아요 근데 부모님은 좋은데 제가 너무 못났어요 오늘도 아빠가 넌 나중에 뭐 하고 싶냐고 물어보시길래 '전 나중에 죽을거에요'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꾹 참고 '...작가요' 라고 했어요 진짜 어떻게 하죠? 지금 이 글을 쓰고있는데 눈물이 계속 나요. 제가 다른 사람들한테 철들었다고, 되게 어른스럽다는 말 들을때마다 눈물을 참곤 해요. 그리고 밤에 침대속에서 혼자 숨죽여 우는데 제가 어떻게 소리 내지 않고 우는방법을 터득한건지도 모르겠고.. 정말 저 어떡해야할까요? 마음이 너무 울적하고 머리도 아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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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nnim
· 5년 전
토닥토닥. 이렇게 스스로 고민하고 있는 것도 잘 하고 있는 거라고 봐요. 글 쓰는 것도 멋지고요, 그림 잘 그리는 것도 대단해요. 상을 두 개나 받았다니 불효자는 아닌걸요, 칭찬할 점이 더 늘었네.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아픈 곳이 많은 건 슬픈 일이지만 그것 때문에 부모님이 미워하시진 않을 거라고도 생각하고요. 오늘 열심히 버텨줘서 고마워요. 내일부터는 같이 버텨볼까요? 죽기 전까지 열심히, 나 하나라도 해냈다고 말 할 수 있을 만큼. 읽어줘서 고마워요. 기운내고. 좋은 밤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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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yo05 (글쓴이)
· 5년 전
@flinnim 지금에서야 봤네요…사실 제 얘기 아무도 관심 없어할 줄 알았는데 알아줘서 고마워요. 늦었지만 안녕히 주무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