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한 가족? 나의 행복?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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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한 가족? 나의 행복?
커피콩_레벨_아이콘Mandy777
·4년 전
사소한 문제로 시작된 아빠와의 냉전은 결말이 보이지 않는 나의 취업문제로 불이 붙어 심화되고 말았다. 20대 초중반까지는 좀 화나고 손해보는 일이 있어도 참았다. 내가 참으면 조용해지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누나니까 참아라, 누나가 돼가지고 왜그러니' 누나? 고작 1살 많을뿐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취업활동을 시작한 후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수도권에 살지만 집 근처에는 제대로 된 도서관이 없어 자연스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질 수 밖에 없었다. 경제활동이 없으니 지출은 최대한 줄여야하겠기에 밖에 나가있는 시간은 헬스장에 가는 날이나, 가끔 들리는 스터디카페에서 보내는 시간들 뿐이다. 집에만 있는 내가 못마땅했는지 어느날 좀 거실에 앉아보라며 '너는 놀러다니는거냐 공부하러다니는거냐' 화를 내기 시작했다. '놀러다니는거냐' 라는 말에 핀트가 나가버렸다. 나도 다른사람들처럼 휴가철에 계곡으로 바다로 떠나고 싶었다. 출퇴근시간 지옥철, 만원버스를 타고 집에 오고 싶었다. 친구들과 상사욕, 회사욕을 하며 맥주파티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내 능력이 부족했던건지 취업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실력이 부족했던 것이니 반박할 수도 없었지만 놀러다니느냐 라는 말은 참을 수 없었다. 더는 대꾸하지 않고 방문을 잠가버렸다. 그날 저녁 나는 밖에서 하루 외박을 하고 온 뒤로는 더 이상 아빠와 말을 섞지 않았다. 나가고들어올때 인사도 하지 않고, 집에 있어도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을 피했다. 목소리도 듣기싫어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었다. 시간이 지나 내 마음도 조금 누그러질 무렵 예전부터 어렴풋이 예상만 하고 있었던 아빠의 건강상태를 알게 되었다. 심장이 내려앉을 만큼의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다. 다행히도 초기에 발견하여 시술로 모두 제거한 상황. 엄마는 나에게 아빠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되는 사람이라고 했다. 나는 본투비나쁜년이였는지 그 순간 '그럼 나는?' 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하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으니까. 내가 손을 내밀면 겉으로는 화목한 가정은 될 수 있다. 하지만 내 정신세계는 곪아갈 것이 분명하다. 아빠는 나를 너무 힘들게 하며 스트레스 받게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그런 생각을 할때마다 내가 천하의 못된년이라는 생각도 같이 들고만다. 어느 정신과의사가 '병원엔 정작 와야할 사람은 오지 않고, 안와도 될 사람들만 온다' 고 말한 인터뷰를 본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여기 이 마인드카페에는 나보다 더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처음 와보고 놀랐을 정도로.. 많은 사연들 중에 나의 같잖은 고민을 내놓기가 부끄럽지만 어디에 털어놓지않으면 시한폭탄처럼 엉뚱한 곳에 터질 것 같기에 익명성이 보장되는 이곳에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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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ShinHaesol
· 4년 전
남일같지않네요 정말ㅠㅜ 저희아빠도 엄마도 똑같거든요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