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2학년 자퇴 고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진로|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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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2학년 자퇴 고민
커피콩_레벨_아이콘IsunflowerI
·5년 전
고등학교 2학년때 좋아하는게 생겼고 그게 미술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진로 선택에 반대하시던 부모님을 설득하는 긴 대화가 수차례 오갔고 1년이 지나버린 3학년이 되어서야 입시학원에 다닐 수 있었습니다. 일찍이 미술을 하던 동기들 사이에서 뒤쳐졌다는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학업만을 바라보던 제게는 좋아하는 것이 생겼고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이 마냥 행복했습니다. 무언가를 처음 배울 때 눈에 띄게 성장하는 것은 흔한일임에도 재능이라도 있는 것 마냥 자만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학원에서 시험을 칠 때도 바닥에서 부터 위로 올라가는 성취감에 뿌듯했습니다. 입시생이 거치는 이런저런 힘든 일이 있었지만 끝내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들어가는데 성공했습니다. 너무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믿어주셨던 부모님께 감사했고 곁에서 응원해주던 친구에게도 고마웠습니다. 대학에 와서 배운 것은 어려웠습니다. 처음보는 프로그램으로 해본적 없는 작업을 해야했습니다. 교수님은 고등학교 선생님과는 달리 기초부터 알려주는 일이 없었고 학생이 많은 만큼 모두를 신경써주실 수 없었습니다. 점점 뒤쳐져갔고 처음 받아본 낮은 성적에 열등감과 불안감에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그저 열심히 하면 될거라 믿었고 노력이 해결책이라 믿었습니다. 나는 결코 재능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고 믿었습니다. 그런 제게 돌아온건 가차없이 비웃기라도 하는 듯 느껴지는 끔찍한 성적표였습니다. 제출한 과제들은 과제전에 상영도 되지도 않았습니다. 방학때도 편히 쉴 수 없었습니다. 어쩌다 쉬기라도 하면 마음 한켠이 무겁고 뒤쳐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서워졌습니다. 매일매일 크로키를 했고 다음학기를 대비해 학습했습니다. 2학년이 되었고 한 학기가 지난 지금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미래가 두렵습니다. 졸업이라도 할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모르겠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지도 못한 집안이라 타지에 와서 공부하는 제게 등록금과 자취방 집세를 부담해주시는 부모님께 그저 죄송합니다. 아무것도 보답받지 못할 것 같습니다. 차라리 자퇴를 하고 학원을 다니는 것이 좋을까요? 이제는 미술 자체를 그만두는게 옳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서없이 써내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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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na00
· 5년 전
쉬어가실 때가 된 게 아닐까 싶어요. 고등학생 때까지는 알려주는 것만 공부해도 됐지만 대학은 뭐든 혼자 해야 하기에 더 벅차게 느껴지기 쉬운 거 같아요. 수업도 이 정도는 알지? 라는 느낌으로 갑자기 낯설고 어려운 것들이 쏟아져나오는데 당연히 심리적 부담도 커질 거구요. 마카님이 뭔가 특별히 잘못하신 것도 없고, 이상한 것도 아닌 걸요. 그냥 낯설은 일들이 너무 몰아쳐서 마카님을 지치게 만든 것 같아요. 즐거웠던 일이 더 이상 즐겁지 않을 때, 그 일 자체가 즐겁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요소가 즐거움을 방해하는지 먼저 고민해보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후자라면 문제 해결 방법을 찾으면 미술이 다시 즐거워질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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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ly
· 5년 전
고3에 학원다녀서 원하는곳 갈정도면 굉장히 입지전적인데.. 과가 영상이나 시각미디어쪽인가보죠? 저도 미술전공인데 한참 능률오를때는 우쭐한데 대학오면 괴물들 많죠. 어떻게 이런생각, 이런기법, 작업을 할수있을까 ㅎㅎ시간 가면서 나아질겁니다. 단 선배로서 말하자면 미술계통은 본인의 의사와는 다르게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금전적이득은 높지 않습니다. 잘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