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할수록 깎이는 자존감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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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 할수록 깎이는 자존감
커피콩_레벨_아이콘PunctumJ
·5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글을 쓰는 한 학생입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드라마나 영화쪽으로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며 이를 위해 접할 수 있는 많은 것을 접하고 배워왔습니다. 이 배움의 과정에서 무언가를 써보는 것 역시 빠지지 않았죠. 지금 저는 대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원하는 학교와 원하는 학과에 진학을 했고, 진학에서 제 꿈이 그치는 것이 아니었기에 더 많은 경험을 쌓고자 노력했어요. 저는 학교 내 연극부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극본을 쓰는 것이 서툴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이제야 두 번째 쓰는 극본이고, 또 연극 자체를 거의 접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사실 글솜씨 자체가 서툴다는 것 역시 인정해야겠지요. 그래도 항상 잘 쓰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대본 쓰기를 배우고자 들어간 동아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선배들은 극본에서 이상하게 쓰인 부분을 집어주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그칠 뿐이었습니다. 어느 방향으로 써 보는 게 좋겠다. 여긴 이것보단 이게 나을 수도 있다.. 이렇게까지 곱게 말하지 않아도 좋았습니다. 다만 가르쳐주셔야 할 것은 확실히 가르쳐주시길 바랐습니다. 그럼에도 돌아온 것은 비웃음. 그저 까댈 뿐이었습니다. 처음 학기에는 “아, 배운다는 게 이렇게 멀고 험한 길이구나” 생각했어요. 근데 2학기 들어 계속 활동을 하며 느낀 것이지만, 피드백이 아닌 그저 깎아내리기 정도로밖에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이 아니더라도 어느 방안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가르쳐주지도 않고 비웃음거리 삼아 이상하다며 학생들에게 큰 소리를 칠 뿐이었지요. 이 사람들과 함께 활동해오며 얻은 것은 불안함과 자존감의 하락 뿐이었습니다. 최근 뭔가 쓰려고만 하면 머릿속에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곤 해요. “그거 그렇게 쓰는 거 아냐. 그딴 식으로 글을 써? 으휴 패배자놈.” 등과 같은 말들을요. 처음에는 힘들 걸 알고 발을 들인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힘듦은 저의 성장의 밑거름으로서 작용해야 옳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적어도 자존감을 깎아내리고 포기해야 할까 싶은 마음을 먹게 만드는 것이라면, 그건 건강한 노력이라고 생각되지 않아요. 고민에 대한 상담을 바라고 왔다기보다, 그저 넋두리를 풀어놓고 싶었던 마음에 이곳을 찾은 것 같아요. 그래도 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통해 한없이 낮아진 저의 자존감을 끌어올리고자 했어요. 적어도 속으로 자학은 하지 않을 만큼만이라도요. 읽고 제 마음을 헤아려주실 분들께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늦은 밤이네요. 다들 걱정 없이 발 쭉 뻗고 잠에 들 수 있는 밤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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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na00
· 5년 전
음, 글을 배우고 싶은 거라면 개인적으로 작가님들이나 감독님들의 외부강의를 찾아서 들으시는 게 더 좋을거 같아요. 당선작을 필사하면서 흐름을 파악하시거나, 현재 관극이 가능한 공연 중 대본을 구할 수 있는 것(고전 혹은 대사집을 판매하는 것)을 골라 텍스트가 어떤식으로 실체화되는지 분석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사실 학교 안에서는 심화과정 단계의 차이이지 똑같이 수련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합평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되거든요. 방향제시를 안 해주는 것이 아니라 못해주는 걸 수도 있어요. 물론 본인 글이 직접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보완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지만요! 문학은 기본기에 개성과 보편성이 더해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타인에게서 보편성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결국 본인의 생각이나 느낌대로 더 강하게 밀고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대학교 1학년 생활을 하고 계시다면 글솜씨가 서툴다는 것도 문제될 것이 없어요. 이제 막 쓰기 시작하신 거잖아요? 시나리오 쪽은 잘 모르지만 순수문학 등단은 대부분 10년을 목표로 봐요. 기본기+개성+보편성 이 세 가지를 갖추고 그걸 다른 사람들(그것도 우상으로 여기던 문인들)이 봤을 때 괜찮다고 인정받기까지 그정도 기간을 잡습니다. 물론 10년 써도 안 될 수 있죠, 하지만 10년 정도 썼다면 쌓아온 것들이 있기 때문에 등단이 아닌 다른 루트로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지만요. 어쨌거나 7전 8기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듯, 결국 끝까지 쓰는 사람에게 기회가 가기 마련이라고 봅니다. 지금 그렇게 힘드신데도 계속 쓰겠다고 다짐하셨잖아요? 이미 거기서 한 발 나아가신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그렇게 비난하는 선배들 중에 몇 명이나 글로 먹고 살거 같으신가요? 반도 안 될걸요? 너무 작아지지마세요. 어차피 그렇게 아픈 말을 던지는 사람들이 쓴 글 중에 '미친, 작가님, 천재님, 당신 말이 다 옳아요!!' 소리나는 완성도나 통찰력 없을 겁니다...........선배들이 신입생보다 글을 잘 쓰는 것처럼 보여도 그뿐이에요. 학비가 얼만데 몇 년 더 다녔으면 그 값은 해야죠;;; 그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 건질 건 '이 부분은 수정해아곘군.'정도예요. 내 글은 쓰레기야!하는 게 아니라요8ㅅ8 내 글 내 새끼에는 내 생각, 내 마음, 내가 보는 세상의 일부가 담긴 거잖아요. 서툴 수는 있어도 정답은 없어요. 돈을 받고 파는 단계가 아니라면 서툰 것도, 어색한 것도, 흐름이 꼬이거나 흩어지는 것도 다 괜찮아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더 촘촘한 스토리 만들고 더 매끈한 문장 만드는 거고, 더 울림 있는 대사 쓰게 되는거죠 뭐!! 건필하세요! 어차피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 오래 쓰는 사람이 이기기 좋은 판인걸요. 상대가 천재라 하더라도 다독, 다작하는 사람 이기기 어려운 게 글이니까요!! 거울 보고 생각하세요. 사실 난 천재인데 아직 다듬어지지 않아서 그렇다고. 누구나 우러러 볼 문장은 내 손에서 나올 거라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