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의 기억이 잊혀지질 않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성추행|마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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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의 기억이 잊혀지질 않아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Jan12
·5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몇년 전에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어요. 아주 가깝고 저보다 나이도 훨씬 많은 사람이였죠. 밥 한끼 사주겠다길래 좋다고 했어요. 늘 가족들을 살뜰하게 챙기고 저희 부모님께도 신뢰받는 좋은 사람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날 잘 챙겨주는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했어요. 돌아가는 차에서 마사지를 해준다기에 어리고 순진했던 저는 정말로 그런 줄로만 알고 쉽게 몸을 맡겼어요. 저는 그게 정말로 마사지인줄 알았으니까요. 손이 옷 속으로 들어왔어요. 저는 이상함을 느꼈고 마사지를 그만둬달라고 하자 몇번 그냥 하려고 하다가 결국에는 그만뒀고, 전 그 순간부터 집에 가고싶었지만 몇가지 사정으로 그 사람과 몇 시간을 더 보낸 후 집에 가게 됐어요. 아직도 난 그 손을 아직도 못잊어요. 그 징그럽고 끔찍하고 더러운 느낌.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드라마에서 보니 망각의 신의 선물이라던데, 어째서 내 머릿속에서는 자꾸만 그 생각이 연신 나는건지. 할 수만 있다면 내 뇌를 꺼내서 그 부분의 기억만 까맣게 칠해서 영영 볼 수 없게 만들고 싶었어요. 지금도 그렇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요. 왜 어린 날, 나보다도 나이가 많은 자식을 둔 사람이 그렇게 날 만졌을까. 어떻게 그렇게도 염치없고 파렴치하게. 그 사람은 날 지금까지 어떻게 보고있었던걸까. 어째서 그날 이후에도 나한테 지속적으로 연락했을까. 내가 그만두게 하지 않았으면 날 어디까지 만지려 했을까. 계속 생각하고 생각하니 죽어버리고 싶었어요. 날 이렇게 만든 그 사람이 미친듯이 밉고 싫고 역겨웠어요.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 사람을 만나러 나간 어린 나도 싫었어요. 그렇게 멍청하니 그런 짓을 당했지, 하는 바보같은 생각에까지 미쳤을때는 이런 생각을 하며 내 자신을 비난하는 내가 싫어졌어요. 부모님께는 당연히 알리지 못했습니다. 그 사람은 부모님께 많은 도움을 주는 사람이었으니. 내가 그 사실을 알리면 부모님은 그 사람과의 관계를 끊겠죠. 절 많이 사랑하시니까. 하지만 그렇게 하고싶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이런 일이 있으면 경찰이나 부모님께 알리라고들 하죠? 그 말이 정말 무책임하다는 걸 본인이 되어보니 알겠더군요. 그 일이 얼마나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인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만 하는 일인지. 저는 그렇게 하지 못하겠어요. 이젠 그저 내 마음을 추스르고 싶은데, 그게 잘 안돼요. 평소에는 웃고 떠들다가도 그 생각이 나면 주체를 할 수 없는 우울에 빠집니다. 멍청한 나와, 그 끔찍한 손. 전 언제쯤, 도대체 어떻게, 이 기억을 잊고 편하게 지낼 수 있을까요. 하나님이 제 기도를 들어주신다면 빌고 싶습니다. 제발 이 기억을 지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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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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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12 (글쓴이)
· 5년 전
@poiuytr1234 안녕하세요, 늦은 시간까지 안주무시고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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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12 (글쓴이)
· 5년 전
@poiuytr1234 음, 일단 죄송합니다. 위로해주시려는 마음은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사적으로 얘기를 나누는 건 조금 부담스러워서요. 말씀은 감사하지만 그건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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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uytr1234
· 5년 전
아니에요 이런 말 드린 제가 더요. 그냥 여기다 적으면요, 저도 가까운 사이에서 이런 문제가 생겨서 사실 가족 안에 문제라 얘기를 잘 못해서 괜히 말씀 드렸네요 저도 여기가 익명인데도 잘 얘기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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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12 (글쓴이)
· 5년 전
@poiuytr1234 괜찮아요. 저도 가끔 익명이어도 혹시나 아는 사람이 내 글을 볼까봐 조금 꺼려지기도 했었어요. 모쪼록 지금 가지고 계신 고민이 해결되길 바랄게요.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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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uytr1234
· 5년 전
고민 남기신 글에 괜히 대화하자 해서 죄송합니다. 오히려 피하려고 이런 곳에다 글 쓰신 걸 텐데 제가 스트레스 받고 힘들 때랑 너무 비슷한 감정일 것 같아서 괜히 꺼냈어요 힘드실텐데 화가 자기 몸을 썩히게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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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12 (글쓴이)
· 5년 전
@poiuytr1234 위로 감사합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고민을 이겨낼 수 있도록 저도 더 노력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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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bababa
· 5년 전
죽어버리지마요 .. 차라리 죽여버려요..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 님의 상처를 낫게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