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온 뒤 느끼는 절망감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불안|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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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온 뒤 느끼는 절망감
커피콩_레벨_아이콘brntoshine
·5년 전
난 진짜 내인생은 진짜 왜이런건지. 내 성격을 어렸을때 내가 스스로 이렇게저렇게 가꿔나갈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커서 정신을 차려보니 내 성격이 이렇게 만들어져 있었는데. 내 성격은 왜 절제를 못하는 성격이어서 많이 먹었고, 내 체질은 왜 살이 잘 찌는 체질이어서 살이 이렇게나 많이 쪘고, 내 얼굴은 왜 예쁜 얼굴도 아닌것이며 내 머리는 왜 뛰어나게 좋지도 않고 내 성격은 왜 끈기가 충분한 성격도 아니고 나는 왜 수시 납치까지 당해버려서 수능 점수를 25점이나 남기고 대학을 내려가버렸는지. 왜 사람들이 안 좋게 평가하는 모든 것이 나한테 다 있는건지. 이런 얘길 하면 살이나 공부는 의지고 노력이라고 얘기한다. 난 4년전에 38kg을 감량했다.. 한겨울 새벽에 매일매일 반포대교부터 암사대교까지 자전거로 왕복하며 정말 죽어라 살을 뺐다. 근데 너무 낮아진 자존감은 도무지 올라올 생각을 안했고 몸이 안좋아질 정도로 마르고 몸의 균형이 맞지 않던 그때마저도 거울을 보면 내가 돼지로 보이고 흉물스러웠다. 그렇게 흉물의 늪에 빠져 시간이 지나다보니 그냥 자연스럽게 요요가 왔다. 매일 다이어트식으로 먹을 순 없으니 한두번 일반식을 먹은게, 요요로 가버렸는데 살이 더 쪘다. 이전보다 한참 쪘다. 수능이 끝나고 몸무게를 재보니 110키로를 넘어버렸다. 물론 난 키가 크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한 몸무게였다. 수능 끝나고 또 다이어트를 시작해서 몸무게를 두자리수로 만들었다. 그렇게 다이어트를 계속 해나가려는데 상상도 못했던 수시납치. 내가 그걸 당했다. 갈 수 있던 대학보다 훨씬훨씬 낮은 대학애 붙어버렸다. 낮은 곳으로 수시를 쓴 이유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수시 쓸땐 그냥 제정신이 아니았던것도 한몫 했고, 강남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나는 원래 수시가 매우 낮았다. 정시보다 훨씬 낮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남 애들이라고 수시를 아예 안쓰는애는 거의 없다. 정시는 진짜 도박이니까 다들 조금 낮게라도 수시를 쓰긴 쓴다. 어차피 낮게 써도 내신이 낮으니까 다 떨어지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별 의미 없이, 다른 애들 다 쓰는것처럼 낮게 썼는데 추추추추추합 마지막으로 붙어버렸다. 솔직히 재수나 반수할 자신이 없었다. 나 고3때 공부 정말 미친듯 열심히 해서 18년 11월 15일에 목숨걸고 진짜 미친듯 열심히 했는데 그거 다시 할 용기 전혀 없었다. 11월 15일만 보고 진짜 내 기억 평생을 살았는데... 게다가 이무렵즈음 할머니는 폐암, 엄마는 심각한 다리 골절로 대수술 여러차례, 아빠는 안정적인 군인 대령 직업을 그만둬버렸다.(지금은 그냥 막노동을 하시는 것 같다. 관둔 이유는 추측하건대, 대령 이후부터 어려워지는 진급과 기싸움이 아빠에겐 너무 큰 스트레스였던 것 같다) 모든 악재가 겹쳐있던 순간에 재수하겠다는 말을 할 자신도 없었다. 나랑 같이 대치동 학원에서 살고 다녔던 모든 애들을 통틀어 내 대학이 제일 낮다. 정말로. 대학도 낮게 가, 살도 찌고 예쁘지도 않아, 그렇다고 친구가 많은것도 아니야... 대학 와보니 이걸 다 갖춘 애들이 너무너무 많다. 하나라도 갖춘 애들이 대부분이다. 난 셋 다 없다. 셋 다 가지려고 노력해봤느냐고 묻는다면 난 진짜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우선 공부는 진짜 말할것도 없다. 고2때 쓰러져가며 공부한 뒤 쓰러지는게 능사가 아니란 걸 깨닫고 고3때부터는 정말 효율적으로 공부했다. 진짜 열심히 했다. 주위 애들도 쟨 진짜 밥도 안먹고(미급식 신청하고 급식시간에도 공부했다) 공부 진짜 열심히 한다고 매일 얘기했다... 살.. 빼본 경험도 있는만큼 진짜 노력했는데 현실적으로 요요 없이 그 몸무게를 계속 유지하는 사람은 200명 중 1명이라고 한다. 살 빼는것도 정말 노력해봤다. 근데 난 왜 아무것도 못가진걸까. 하나라도 가진 사람 보면 너무 부러워서 진짜 사라져버리고싶다. 너무 행복해보인다, 아 물론. 이런 얘기 하면 겉만 보고 그 사람의 행복을 재단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나 역시도 같은 생각이어서 행복해보인다는 말을 엄청나게 경계하는 편인데, 이건 진심이다. 진짜 나보다는 훨씬 행복할 것 같다. 자존감이 바닥을 치다 못해 더 내려갈 곳이 없어 아등바등하는, 어쩌면 그것보다 더 심해서 말로 표현할수도 없는 이 절망적인 기분은 이 긴글에서 단 5퍼센트도 설명이 안됐다. 진짜 100을 설명하려면 언어라는 수단 자체도 부족하다고 느낄만큼 매일이 절망스럽다. 나는 다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200명 중의 1명이 되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매일이 불안하다... 116키로에서 지금은 95키로, 21키로를 감량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내 키의 표준 체중은 64키로다. 70키로대만 돼도 좋으니 지금까지 해온만큼만 더 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200명중의 한명이 되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방감이란걸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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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mnam
· 5년 전
긴글 잘 읽었어요..ㅠㅠ 혹시 가신 대학 어디인지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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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y1004
· 5년 전
스카이 아니면 솔직하 나오면 거기서 거기에여. 인서울이냐 지사대냐 그이하냐. 그 정도고 막상.취업문 두드리면 스카이 아니면 거기서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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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ia
· 5년 전
다이어트 성공하신것만으로 대단하시네요. 모두가 원하는대학에 가진않아요. 스카이말고는 다 비슷해서..편입을해보셔도될듯하네요. 다이어트 열심히하시고 자존감올리세요. 다이어트성공도 대단하고 변하는 자신을 보는것도 기분좋을듯하네요. 좋은대학 나왔다고 성공하는거아닙니다. 저도 자존감 낮은사람이라 힘들긴한데 힘내야죠ㅜ